2022. 12. 26 - 기본, 마음을 지키는 게 가장 어렵다

삶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은 곳이다. 편안한 일상도 결국 치열한 고뇌와 고통의 시간끝에 얻어지는 것이다. 쉽게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지금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지난날의 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살아가기 쉽지 않은 세상, 그러나 너무 먹고사는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소중한 것들을 되돌아볼 시간도 없이 그저 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 그 순간들이 한편으로는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벌어놓은 돈과 그 돈으로 마련한 물건들, 그것들이 나에게 과연 행복과 기쁨을 주었는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생각했을 때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떠오른다.
삶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급박하고 혼란스러운 전쟁터에서 누구나 정신없기 마련이다. 그저 생존과 적을 섬멸해야 끝난다는 생각 외엔 다른 것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지금 내가 말하는 전쟁은 선붉은 피가 여기저기서 보이는 그런 전쟁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존을 위해, 또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그리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격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삶은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롤러코스터다. 천국에만 오래 머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당장 지금 경제상황을 놓고 보면 더 그렇다. 다가오는 혼란과 새로운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솔직히 나도 그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난 한 가지 만큼은 확실하게 다잡고 가야 한다고 본다.
기본!!
저 한 가지만 인생에서 잘 지키면 확실히 먹고 사는 데 지장은 없다고 본다. 말이 쉬워서 그렇지 저 한 가지를 지킨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개발을 업으로 살아왔던 사람인데 처음에 개발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어서 개발을 할 때 꽤나 고생을 많이했다. 내 기억으로 몇 개월 동안 코드 분석만 하느라 제대로 된 소스 코딩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조금씩 개발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차츰차츰 나아졌다. 사실 개발자란 직업은 기본이 정말 중요한 직업 중의 하나다. 말하자면 기본만 제대로 잘하면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있다. 워낙 개발의 범위가 넓다보니 어디까지를 기본으로 봐야할지 쉽게 감이 오질 않는다. 사실 내가 현업을 경험하기 이전에는 그냥 코딩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취업을 한지라 고생의 지름길을 제대로 경험했었다. 그러나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코딩만 잘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개발은 협업 위주로 진행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발 업무를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시행착오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역량이 다르다보니
의견 수렴이 힘들어진다. 이러다 보니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이 어떻게 보면 기본기 중에 기본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지금 사례는 나의 경험과 관련하여 기본에 대한 것들을 언급했지만 사실 어떤 상황에서든 기본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나는 살면서 기본을 잘 지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사회생활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대체로 기본이 쉽게 지켜질 수 없는 환경이나 분위기 가운데서 시간이 흘러가는 게 다반사인 경우가 많았으니 말이다. 가장 단순한 게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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