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1월, 다가오는 2월
방황하지 않기 위해, 잠시동안 깨어있기 위해 남기는 글. 자기만족이 불러 일으키는 자만심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위한 고민.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지난 날들, 늘 부족하다고, 안 된다고만 느껴졌던 것들이 이제는 조금씩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뀔 때의 그 심정은 정말이지 느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난 뭔가를 할 때 잘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별로 없다. 사회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자 분들이 만족스러워하실 때 기분은 좋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특출난 사람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느껴서일까? 어쨌든 나는 개발이나 업무가 끝나면 마음 편하게 귀가하며 느끼는 편안함 그리고 잠을 잘 때의 아늑함이 나의 유일한 행복과 만족감이라고 느꼈다. (지금도 그렇다)
사는 게 다 무엇인가? 살다 보면 진짜 별의별 일들을 많이 겪는다. 나 같은 경우 개발할 당시 진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오류들을 많이 겪었다. 분명히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에러가 발생하는데 당시의 답답함과 숨막힘은 지금도 기억이 날 정도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분명 이런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협업자들과 소통이 안 될 때, 사용자에게 심한 컴플레인을 받을 때, 진상같은 사람들의 추태 등 굳이 경험할 필요도 없는 것들을 겪느라 애쓰는 개발자들이 무지하게 많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운 좋게도 명절 스트레스없이 명절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번 설에 상당히 만족한다. 푹 늘어질 수 있고, 하고 싶은 공부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또 가족들과의 시간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계획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것 또한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감사함을 많이 느끼며 1월이란 다리의 끝부분을 건너가는 중이다.

1월도 다 지나갔다. 곧 2월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일을 많이 해봤자 돈을 많이 벌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요즘 같은 경제 한파속에서 현명한 인생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오히려 인생을 병들고 힘들게 하며 정작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잊게 만든다. 몸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뇌 건강도 잘 지키는 게 중요한데 늘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마시고 싶은 것만 추구하다 보니 기본적인 질서나 도덕이 무너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 지금 시기에는 아주 작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더라도 기본을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명한 인생을 살기란 참으로 어렵다. 현명하게 사는 것보다 돈이 많은 인생을 더 원하는 게 현실이다. 근데 막상 돈이 생겼다고 사람이 마냥 행복을 느끼진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끝없이 욕망만 추구하게 된다. 돈이 적어서 불행한 게 아니다. 오히려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즐거움, 웃음... 그리고 반대편에서 들리는 울음과 좌절, 회한의 한숨. 행복한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1월이 많을까 아니면 2월이 더 많을까? 그리고 나는 지금 행복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행복하다. 돈이 많아서? 아니다. 능력이 출중해서? 역시 아니다. 가족과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또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게 전부다. 명품 차가 있어서, 남친이나 여친이 있어서, 사업이 잘 돼서... 이런 걸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한다면 불행한 인생은 계속 이어질 게 뻔하다. 비교라는 병은 약이 없다. 그 병은 애초부터 생활습관과 세상에 대한 본인의 인식으로 이겨내야 한다.
1월이 지나간다. 곧 2월이 다가온다. 하늘이 어두워졌지만 나의 손과 머리는 여전히 바쁘다.
지금 현재가 누군가에겐
무척이나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일 수 있다.
- code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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