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및 부트캠프 회고록(2022. 03. 06)

한 달간의 프로젝트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6개월 간 온라인 부트캠프를 통해 Java와 Spring을 공부하고 처음 진행했던 개인 프로젝트와 비교하면 훨씬 난이도가 높았다.

확실히 개인 프로젝트와 협업 프로젝트는 업무의 접근방식과 루틴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경험은 어떻게 보면 참 소중한 경험이다. 협업 과정에서 겪는 많은 시행착오는 앞으로 개발 경력을 쌓는 데 있어 훌륭한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는 이번주에 끝나지만 아직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다. 프로젝트 관련 포트폴리오도 작성해야 하고 깃허브Repository의 ReadMe도 작성해야 한다. 최대한 프로젝트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충분한 어필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작성할 계획이다. 사실 난 아직도 배가 고프다. 부족한 지식을 더 공부하고 싶고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토이 프로젝트도 많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유롭게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토이 프로젝트를 하기에는 그렇게 낭만적인 상황은 아닌 거 같아서 말이다.

 

우선순위는 취업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봤을 때 취업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일단 현 상황에서 대기업은 어렵고 전도 유망한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목표로 취업을 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개발 회사에 취업했던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취업한 거나 다름 없었는데 2년 정도 지나고 나니 어느 순간 개발에 적응했고 웬만한 프로젝트들은 혼자서 진행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개발에 익숙해지면서 회사일에 익숙해졌기에 쉽게 돈을 벌 수는 있었지만 개발자로서의 역량이 정체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2년 반만에 퇴사를 했다. 2년 반 동안 현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Java와 Spring, CS지식을 공부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 접하는 게 아니다 보니 조금 빠르게 공부할 수는 있었지만 Java, Spring을 깊게 공부한 경험이 없다보니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사히 6개월을 잘 마치고 어느덧 교육과정 수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을바람이 느껴지던 날들을 지나 어느덧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 된 것이다. 6개월 공부 후 내가 느낀 점을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나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개발의 몰입과 성취감이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나는 개발자다. 그래서 개발을 업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그냥 개발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개발자가 된다는 건 상당히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은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다. 인간의 생활패턴을 한순간에 바꾸고 심지어는 윤리의식 마저도 바꿀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과연 나의 행동이 국가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항상 고민했다. 특히 개발을 하다 보면 더더욱 이런 식의 고민을 많이했다. 개발자들은 알 것이다. 개발의 트렌드는 거의 KTX 아니 제트기 수준으로 바뀐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균이상과 평균이하의 수준 차이가 상당히 큰 분야다. 어렸을 적에 축구나 농구를 했던 선수들처럼 개발자들 중에도 어렸을 때부터 개발을 접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과연 이런 사람들보다 내가 더 개발을 잘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답은 "아니다" 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내가 요즘 들었던 생각은 오히려 이런 상황이 나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 사실 난 공부를 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하는 게 좋다 (계속 머리를 써야 젊음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한 가지 더하자면 신뢰가 깔려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코드를 보고 마음이 들떠서, 흥분이 되어서 개발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코드로 이루어지는 작업인 만큼 충분한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일,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한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개발자로 살아왔다. 그래야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내자" 내 좌우명을 지킬 수 있었으니까.

 

시간은 지나갔다. 난 다시 출발점 앞에 섰다. 중간중간마다 이미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만큼 실력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내가 포기를 해야 개발 시장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생각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성장에 고통이 없다면 그건 성장이 아니다. 떠나버린 나의 10대, 20대를 되돌아보기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위해 최대한 개발에만 집중하며 살아왔다. 집중... 지금은 집중해야 할 때이다. 휴식을 취하더라도 내 커리어와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 개발 때문에 많은 걸 포기했지만 그래도 지금이 내 인생 중에 가장 괜찮은 순간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주 프로젝트 및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면 한동안의 나의 발걸음을 정리함과 동시에 좋은 개발경험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다.